자소서 쓰는 법을 틀리고 있었다 – 비전공자 광탈 회고

[회고] 취준 서류 광탈 회고 – 얼라잇 정신으로 다시 간다

오늘 또 왔어요. 그 메일.

“귀하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, 이번 채용에서는 함께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.”

뛰어난 역량. 근데 탈락. 이 문장 조합이 얼마나 잔인한지, 받아본 사람은 알 거예요. 화면 보다가 그냥 폰 엎어버리고 싶은 그 기분. 저 오늘 딱 그랬어요.


솔직히 말할게요, 자존감 바닥 쳤어요

비전공자로 데이터 엔지니어 취준을 시작한 게 얼마나 됐다고. 포트폴리오 만들고, SQL 공부하고, 파이썬 열심히 쌓고. 나름 자소서도 며칠 붙잡고 썼는데.

결과는 광탈.

그것도 한 번이 아니에요. 쌓이더라고요. 탈락 메일이 쌓일수록 이상하게 남이랑 비교가 시작돼요. “저 사람은 됐는데”, “나만 이런가”, “전공자였으면 달랐을까”. 머릿속에서 혼자 다 해요.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.

솔직히 이 기분, 저만 느끼는 거 아니죠? 취준하면서 자소서 한 번도 안 떨어져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. 근데 이상하게 탈락은 혼자만 당하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. 그게 제일 힘들더라고요.

오늘 하루는 그냥 참담했어요. 그 감정, 없는 척 안 할게요.


비전공자가 서류에서 떨어지는 진짜 이유

탈락하고 나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어요. “내 자소서 뭐가 문제였지?”

처음엔 저도 스펙 탓을 했어요. 전공 없으니까, 학벌이 별로니까. 근데 그것만은 아니더라고요. 자소서 쓰는 법 자체가 틀려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어요.

비전공자가 자소서에서 주로 실수하는 게 뭔지 아세요? “나 이거 배웠어요”를 나열하는 거예요. SQL 배웠어요, Python 했어요, 프로젝트 해봤어요. 근데 채용담당자 입장에선 그게 그 회사에서 어떻게 쓰일지 안 보이는 거예요.

회사는 ‘이 사람이 우리 팀에 핏이 맞나’를 보거든요. 자소서는 그 핏을 증명하는 서류예요. 내 역량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, 이 회사의 문제를 내가 어떻게 풀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해요.

저도 이걸 뒤늦게 깨달았어요. 몇 번 더 털리고 나서야요. 그래서 탈락 메일 받을 때마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려고 해요. “이 회사랑 지금의 나는 핏이 안 맞은 것뿐이다.”

자존감 문제가 아니에요. 매칭 문제예요.

광탈은 내가 부족한 게 아니라, 그 회사랑 방향이 달랐던 거예요.


얼라잇 정신 – Everything’s Gonna Be Alright

여기서 한 사람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요.

보디빌더 박재훈 선수 아세요? 2022년까지만 해도 거의 무명이었어요. 한국에서 주목받는 선수도 아니었고, 커리어가 탄탄했던 것도 아니에요. 근데 그 이후로 텍사스에서 프로 대회 동양인 최초 우승을 하고, 미스터 올림피아 무대에서 10위까지 올라가요.

어떻게 했냐고요?

본인이 직접 말해요. “Everything’s Gonna Be Alright.” 줄여서 얼라잇 정신이에요.

다 잘 될 거야, 가 아니에요. 지금 힘들어도 괜찮아, 그래도 간다는 거예요. 무너져도 인정하고. 인정하고 나서 다시 선다는 거예요. 결과가 안 좋아도 방향을 믿고 움직이는 것.

취준이 딱 이거 같아요. 탈락 메일 받을 때마다 흔들리는데, 그걸 안 흔들리는 척하면 오히려 더 무너지더라고요. 솔직하게 “오늘 힘들었다” 인정하고, 그 다음에 “그래도 간다” 붙이는 거예요.

박재훈 선수가 2022년에 무명일 때 결과만 봤으면 포기했을 거예요. 근데 포기 안 했잖아요. 그래서 올림피아 무대에 선 거고요.

저도 지금 결과만 보면 솔직히 암담해요. 탈락 메일 쌓이고, 비전공자 벽 느끼고, 내가 맞는 방향으로 가는 건지도 가끔 모르겠고요.

근데 그래도 가야죠.

퍽킹고.

흔들리는 거 인정하고, 그다음에 다시 가는 것. 그게 얼라잇 정신이에요.


이 글 읽는 취준생 여러분께

오늘 탈락 메일 받으신 분 계세요?

저도 받았어요. 같이 잠깐 힘들어해요. 그 감정 억누를 필요 없어요. 충분히 속상해도 돼요.

근데 딱 하루만 힘들어해요. 내일은 또 자소서 열어야 하니까요. 탈락한 회사가 왜 떨어졌는지 한 번 더 들여다보고, 자소서 쓰는 법 다시 점검하고, 다음 지원서 넣어야 하니까요.

비전공자라서 더 힘든 거 알아요. 아무도 먼저 경험한 사람이 주변에 없고, 뭘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지도 막막하잖아요. 저도 그래요. 다 알고 시작한 거 아니에요.

근데 그게 이유가 되면 안 된다는 것도 알아요.

오늘은 탈락 인정하고. 내일은 다시 간다. 얼라잇.

Everything’s Gonna Be Alright. 같이 끝까지 가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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